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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켈수스가 당대 가장 위대한 연금술사로 평가받는 이유는

작성일2022. 0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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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켈수스가 당대 가장 위대한 연금술사로 평가받는 이유는 그가 연금술의 새 장을 열었기 때문이다. 다른 연금술사들이 금을 찾아 헤맬 때 파라켈수스는 ‘약’을 만들었다. 그러니까 파라켈수스는 연금술사이면서 의학자였다. 의학자가 약을 만든 게 뭐 그리 대단할까 싶은데, 파라켈수스는 그 선배들처럼 약초로 약을 만든 게 아니라 합성화합물로 광물성 약을 제조했다. 그래서 파라켈수스를 의약화학이나 치료화학, 또는 독극물학의 선구자로 평가한다.

파라켈수스는 그때까지 유럽 의학에 큰 영향을 미쳤던 이슬람의 위대한 학자 이븐 시나(980~1037)가 쓴 《의학정전》을 불사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이 따위 책은 개나 줘 버려, 이런 셈이다. 이븐 시나는 따로 소개할 기회가 있겠지만, 이슬람의 아리스토텔레스로 불리는 사람이다. 《의학정전》은 17세기까지 유럽의학의 기본서였다. 이븐 시나의 의학도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에서 로마 시절의 갈레노스로 이어지는 전통과 맞닿아 기본적으로 4체액설에 바탕을 두고 있으나 여기에 차갑고 덥고 건조하고 습한 한열조습에 따른 체질을 강조했다.

파라켈수스는 4원소설을 깨고 염(소금)의 원리, 황의 원리, 수은의 원리로 구성된 3원리설을 주창했다. 염은 4원소 중의 흙, 황은 불, 수은은 물에 해당한다. 한편 황과 수은은 자비르 이븐 하이얀이 황-수은설에서 즐겨 썼던 소재니까 파라켈수스는 그때까지 유럽에 통용되던 여러 요소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조합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3원리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자신이 말했던 광물성 합성화합물인 ’의약품’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연금술과 근대화학, 의학과 화학의 연결점이 생긴다.

파라켈수스의 3원리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배탈이 나서 설사를 계속하는 환자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설사는 세 원리 중 유동적인 수은의 원리에 가깝다. 이런 환자에게 수은의 원리가 많이 들어가 있는 약을 처방하면 안 된다. 안정적이고 고형적인 성질을 가진 염의 원리가 충만한 약을 써야 한다.

마찬가지로 고열에 시달리는 환자는 황의 원리를 멀리해야 할 것이다.

기록으로 전해지는 파라켈수스의 처방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오랫동안 가슴앓이를 하던 여인에게 수은 함유 구토제를 두 번 먹였더니 길이가 2m나 되는 테니암(Theniam)이라는 기생충을 토하고 나았다.” (수은의 원리)

“18세 소년이 이를 뽑고 세 달 후, 이 뽑은 자리에 검은 물집이 생겼는데, 매일 황산을 발라주었더니 물집이 사라지고 새 이가 났다.” (황의 원리)

“수년간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던 사람을 두개골을 열어 치료했다. 뇌떨림은 이 방법과 함께 바질즙에 소금 기름을 넣어 마시게 함으로써 치료하였다.” (염의 원리)

내가 아주 어린 시절에는 가끔 동네 시장에 사람들을 모아 놓고 엉터리 약품을 파는 돌팔이 약장사들이 있었다. 그런 약장사들의 단골메뉴는 뱀이나 곰 등에서 추출했다는 명약이었는데, 정체불명의 만병통치약도 있었다. 파라켈수스는 말하자면 그런 분들의 원조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그래도 그 시절에 두개골까지 열고 수술했다니, 당대의 대단한 의사임은 분명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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